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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은 고교야구 응원 구호, 대가를 치르다: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광주 조롱' 파문과 86인의 고개 숙인 사죄 방문
2026년 6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 5·18민주화운동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구호를 외쳐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사태 일주일 만인 7월 6일,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학부모, 교직원 등 86명이 광주일고를 직접 방문해 자필 사과문을 낭독하며 공식 사죄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배재고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6개월 출전 정지 및 청룡기 잔여 경기 몰수패라는 중징계를 받았으며, 학교 측은 주동 학생 2명을 징계 절차에 회부하고 서울시교육청의 특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1. 스포츠 현장을 오염시킨 지역 비하: 목동구장에서 울려 퍼진 혐오의 구호들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과 상호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할 고교야구 무대가 왜곡된 역사 인식과 혐오 표현으로 얼룩지는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개최된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였다. 당시 광주제일고등학교와의 치열한 승부를 벌이던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일부 선수들이 상대 팀 더그아웃을 정조준하여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는 정체불명의 조롱 섞인 응원 구호를 연호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중들과 관계자들은 고등학생 선수들의 입에서 나온 이 구호의 악의성을 즉각 인지하지 못했으나, 경기 이후 이 발언들이 지닌 역사적 맥락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규명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고교 학원 스포츠의 순수성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이 행위는 단순한 경기 내의 '트래시 토크(상대를 도발하는 말)' 수준을 한참 넘어선 것이었으며, 특정 지역과 역사적 비극을 정면으로 겨냥한 비인도적인 폭력 행위와 다름없었다.
2. '스타벅스'와 '탱크'에 숨은 칼날: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비극적 배경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외친 구호가 이토록 거센 사회적 비판과 직면한 이유는, 그 표현들이 2026년 5월 발생한 기업의 마케팅 참사와 맞물려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흔을 악의적으로 모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5월 18일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무리한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내부 홍보 문구에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전두환 신군부의 학살 및 고문 치사 사건을 연상케 하는 단어를 사용해 전 국민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배재고 일부 학생들은 이러한 반사회적 유행어와 멸칭을 여과 없이 수용했고, 이를 광주를 연고로 하는 광주일고 선수들의 기를 죽이기 위한 방해 공작이자 비하 수단으로 변칙 활용한 것이다. 1980년 광주의 아픔을 자행했던 군부독재의 상징인 '탱크'를 소환하여 동업자 정신을 지녀야 할 또래 선수들에게 비수를 꽂은 행위는 현대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결여와 디지털 공간 내 혐오 문화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방증한다.
3. 86인의 광주 방문과 사죄: 고개 숙인 배재고 야구부와 지도자의 자책
사태의 심각성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배재고등학교는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인 7월 6일 오후 3시경, 피해 학생들과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직접 광주행 버스에 올랐다. 이날 사죄 방문에는 혐오 구호를 선창하고 동조했던 당사자들을 포함해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학부모, 교직원 등 총 86명의 대규모 인원이 동행했다. 이들은 광주 북구에 위치한 광주일고 강당에서 피해 선수들과 대면하여 고개를 깊이 숙였다.
배재고 야구부 주장 A군은 선수단을 대표해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낭독하며 "저희가 광주에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불편하셨을 텐데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 같은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고 깊이 반성한다"며 울먹였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야구부 감독 B씨 역시 "지역 비하 응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B 감독은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망각했다. 학생들을 제대로 인도하지 못한 지도자의 책임이 가장 크며 부끄러울 뿐"이라며 스스로를 강하게 자책했다.
4. 출전 정지와 몰수패의 중징계: 스포츠공정위원회의 단호한 사법적 단죄
진심 어린 사죄와 별개로, 스포츠계와 교육 당국의 냉정하고 엄중한 법적·제도적 처벌 절차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의 청렴성을 수호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청소년 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에 대해 ‘6개월간 공식 대회 출전 정지’라는 유례를 찾기 힘든 중징계를 의결했다.
이와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의 남은 경기들에 대해서도 전부 '몰수패' 처분을 내렸다. 고교 선수들에게 대회 출전 제한과 몰수패는 진학 및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사형 선고와도 같다. 또한 배재고 자체 생활교육위원회는 구호를 직접 선창한 학생과 '탱크 데이'를 외친 핵심 주동자 2명을 즉각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 감독 및 지도자 진에 대한 처분과 학교 관리자들의 책임 유무를 검토 중인 서울시교육청의 특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파장도 예상된다.
5. 무너진 윤리 의식의 복원 과제: 엘리트 스포츠 교육의 구조적 대수술 시급성
배재고등학교 교직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부 학생들의 단순한 일탈이나 실수가 아니라, 윤리 의식과 역사 인식에 대한 총체적인 붕괴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규정하며 뼈저린 반성문을 내놓았다. 성적 지상주의와 승리 지해주의에 함몰되어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기술과 전술만을 주입했을 뿐, 정작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공감 능력과 공동체적 가치, 그리고 올바른 역사적 과제를 가르치는 데 실패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이번 파문은 비단 배재고 야구부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 교육 전반에 대한 경종이다. 운동장 안에서의 승리가 사회적 규범과 타인의 존엄성을 짓밟아도 되는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청소년 선수들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 교육청과 대한체육회는 향후 모든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역사 교육 및 인권·다양성 존중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화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