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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12·3 비상계엄 항소심서 징역 25년에서 9년으로 대폭 감형
12·3 비상계엄 가담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심 재판에서 징역 25년의 실형을 선고했던 1심을 깨고 징역 9년으로 대폭 감형을 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함을 인식하고 출국금지 및 수용 여력 점검을 지시한 혐의는 내란중요임무 종사로 인정했으나, '계엄사 인력 파견 지시' 및 직권남용 혐의 등 주요 공소사실 상당 부분을 무죄로 뒤집었습니다. 재판부는 적극적 가담을 질타하면서도 법리적 쟁점의 엄격한 해석을 적용해 형량을 크게 낮추었습니다.

1. 1심의 중형을 뒤엎은 항소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징역 9년 선고
대한민국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법원의 사법적 판단이 항소심에 이르러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서울고등법원은 1심의 무거운 형량을 대폭 낮추는 파격적인 판결을 내렸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5년의 중형을 구형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주요 혐의 사실을 일부 무죄로 판단하며 징역 9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비상계엄 가담자에 대한 사법부의 처벌 수위와 법리 적용 기준을 두고 사회 각계각층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심 재판부가 국가 헌정 질서 파괴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 중형을 선고했던 반면, 2심 재판부는 개별 직무 집행에 대한 법리적 엄밀성을 따져 일부 혐의를 무죄로 뒤집으면서 형량이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사법 정의의 실현과 법리적용의 엄정함 사이에서 내려진 이번 판결은 향후 남은 재판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 위법성 인식과 핵심 혐의 유지: 비상계엄 가담의 실체 인정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12·3 비상계엄 선포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명백한 위헌·위법적 조치였음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박 전 장관이 법무부 내 주요 간부들에게 내린 일부 지시들은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을 지시하고, 교정본부장에게 교정시설의 수용 여력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행위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맞다고 인정했다. 국가의 공권력과 행정 조직을 비상계엄 집행의 하위 수단으로 동원하려 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은 것이다. 장관이라는 막중한 지위에서 위법한 계엄 포고령 집행에 협력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었다.
3. 무죄로 뒤집힌 핵심 쟁점들: '계엄사 인력 파견 지시'와 직권남용의 무죄 선고
반면, 이번 2심 판결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었던 핵심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무죄로 뒤집혔다는 점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에게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인력 파견 요청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사실에 대해 1심과 달리 증명이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군과 검찰의 공조 고리로 지목되었던 파견 지시가 무죄로 판단된 것은 형량 대폭 감형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과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 지시와 관련하여 검찰이 적용했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역시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감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소위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하게 한 행위 역시 직권남용죄를 구성하기에는 법리적 요건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유죄 판결의 근거 중 상당수가 항소심에서 법리적 허점을 지적받으며 무력화된 것이다.
4. 재판부의 준엄한 질타: "적극적 가담 평가 불가피하나 법리 적용은 엄정하게"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의 행위가 국가 헌정 질서를 훼손한 중대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과 포고령이 위헌적이라는 사정을 잘 알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 공직자로서 법치를 수호해야 할 임무를 망각한 채 위법한 지시를 내린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자신의 지위와 감독하에 있는 이들에게 포고령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꾸짖었다. 다만, 검찰이 공소 제기한 혐의 중 일부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직권남용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법리적 엄밀성에 입조아 최종 형량을 징역 9년으로 대폭 조정했다고 밝혔다.
5. 엇갈리는 사법적 평가와 향후 남은 법적 공방의 귀추
1심의 징역 25년에서 항소심의 징역 9년으로 감형된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내란죄의 성립 범위와 고의성 입증, 그리고 직권남용죄의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항소심 재판부의 태도는 향후 상급심인 대법원의 최종 판단 과정에서도 치열한 법리 공방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비상사태를 가장한 위헌적 권력 남용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단호한 단죄의 의지를 보이면서도, 형사 재판의 대원칙인 엄증한 증거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판결을 내리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위협한 중대 사안에 대해 사법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대법원으로 향하고 있다.